사실 그간 블로그라는 것에 흥미도 떨어지고
귀염귀염 딸아이와 파이팅 넘치는
와이프로 인해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문득 처서가 된 지금 다시금 소소하게 글이나 끄적여 볼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1년여만에 다시 쓰는 글은 낚시이야기 입니다.
글을 쓰면서도 어둡고, 무서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위대하신 와이프께서는 낚시가는 남편을 좋아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뭐 그건 이해하기에 그러려니 합니다.
낚시야말로 남자가 하는 안좋은 취미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술이나 도박, 뭐 그런건 집에는 들어오는데 낚시가는 남편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나 뭐라나...
암튼 조심조심 눈치보면서 허락이 떨어지면 떠나는 낚시이야기 입니다.
그렇게 떠난 곳은 시화방조제 입니다.
배를 타도 좋고, 좌대를 타도 좋지만, 그냥저냥 바다보는 맛에 갑니다.
잡히는게 있냐고 하시면 있긴한데 씨알이 작다고 해야겠죠?
다양한 어종도 그렇고 자잘한 손맛은 보지만 씨알은 작아서 모두 방생합니다.
와이프는 허구헌날 잡지도 못하면서 간다지만, 뭐 그래도 좋습니다.
결혼 전엔 주말이면 항상 가서 손맛을 봤었는데, 결혼 후엔 참 어렵습니다.
절대 와이프 때문만은 아닙니다. ㅎㅎㅎ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어렵게 가본 시화방조제는 많이 변했습니다.
그 결과 처음엔 고기가 있는 곳을 찾기가 쉽진 않았지만,
이제는 씨알을 떠나 손맛보는 곳을 찾았으니 마음은 든든합니다.
뭐, 와이프가 한번 더 보내주면 확실히 손맛을 보겠죠? ㅎㅎㅎ
게다가 시화방조제를 가면 낚시이외의 즐거움이 또 하나 있습니다.
땅거지도 아닌데,ㅎㅎㅎㅎㅎ
돌바닥을 주시하면서 돌아다니다보면,
멀쩡한 갯지렁이를 버린 것을 줍기도 하고
각종 낚시 채비나 찌들을 주워와 재활용 합니다.
그 재미가 고기잡는 것만큼 쏠쏠합니다.
이번엔 싱싱한 갯지렁이를 한상자 그대로 버리고 가신 분이 계셔서
집에 가져와 와이프와 딸아이 몰래 발코니에서 염장해 둡니다.
토실토실한 녀석들... 염장을 해도 굵직하니 실하네요.
언제갈지 모를 낚시갈 때를 위한 미끼로 쓰기위해서 염장한 뒤
냉동실에 슬그머니 넣어둡니다.
그리곤 냉동실에 있을 염장 갯지렁이가 무사하길 기도합니다.
갯지렁이가 무사해야 나도 무사할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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