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을은 "사또" 덕분에 와이프의 외출은 자동으로 봉인되었습니다.
2013년 부활한 한글날을 기념하여 겸사겸사 나들이에 나섭니다.
그렇다고 또 어딜 멀리가는 것도 아니고,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아웃백으로...
그동안 답답했다고, 왜 콧바람 안 넣어주냐고, 협박을 하는 와이프 입니다.
저날 테이블위에 칼이 세자루가 넘었습니다. ㅎㅎㅎ
와이프는 언제나 음식앞에선 무장해제됩니다.
이날은 뭐 이벤트 메뉴라나 뭐라나...호기롭게 이것저것 시켜볼까 했는데
적당히 주문하길 잘한 듯 싶습니다. 스테이크가 그렇게 맛있었던 것도 아니고
까르보나라는 김치싸들고 가기전엔 가기 힘든 나라였습니다. ㅎㅎㅎ
그래도 어쩌다 한번은 이런 니글니글한 음식도 먹어야겠죠?
닭고기가 제일 맛이 좋습니다.
스테이크는 미디엄으로 했음에도 이건 뭐...질기고 별로네요.
피가 흥건한 접시는 마치 살인현장을 방불케했었습니다.
낯선 음식을 먹고나선 화성시민이 된 기념으로 용주사에 들러봅니다.
재밌는 사실은 화성시민이 되면, 용주사 입장이 무료입니다. ㅎㅎㅎ
그리고, 단원 김홍도의 불화도 볼 수 있으니 와 볼만한 곳이겠죠?
그나저나 가까운 곳이던 먼 곳이던 나들이만 나오면 와이프는 즐겁습니다.
탑 앞에서 "사또"가 무사히 태어나길 기도도 해 봅니다.
주말이었지만, 특별한 행사가 없다보니 한가했습니다.
어느 곳이던지 우리 부부는 사람 많은 곳은 그다지 선호하질 않습니다.
그래서 이날 한가로이 사찰 내를 거닐었습니다.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대웅보전에 기웃거리는 와이프 입니다.
종교를 떠나 고 건축물은 마음을 경건하게 만듭니다.
"사또"와도 훗날 용주사에 함께 올 겁니다.
"아빠와 엄마가 함께 소원을 빌었던 곳이고, 그게 지금 이루어진 곳이기도 해"
내민 손을 잡아줄 능력이 있다는 것은 매우 뿌듯한 일입니다.
지금은 내가 와이프와 "사또"의 손을 잡아주겠지만, 나 역시 늙고 나약해지면
손을 내밀텐데... 그 날을 생각하면 와이프가 내민 손을 당연한 듯 잡아주게 됩니다.
돌 탑은 아니지만, 자그만 돌도 올려봅니다.
"사또"를 위한 작은 의식이라고 보면 되겠죠?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저 돌 무게만큼 아버지의 책임감이 늘어가나 봅니다.
갈증 해소를 위해 와이프가 음료수를 사러간 사이 한컷 재미삼아 찍었는데
제법 괜찮은 느낌이 들어서 올려봅니다.
사찰 입구마다 사천왕이 잡귀를 물리치고, 인간에게 복덕을 준다고 합니다.
보검을 들고 있기도 하지만, 비파를 튕기기도 하는 사천왕상을 보고 있자면 웃음이 납니다.
10월 13일 주말에는 와이프가 가고자 했던 곳을 향했습니다.
화성시에 공룡알 화석산지가 있다고 하네요.
주차장도 널널하고, 이 곳을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지 한가하네요.
뭐...한가한데는 다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말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곳이 공룡화석도 아닌 공룡알 화석이 있는 곳입니다.
저 곳까지 걸어가야합니다. ㅎㅎㅎ
연인끼리 담소를 나누면서 걸어간다면 좋은 데이트 코스겠지만
그 외엔 그다지 추천하긴 힘들 듯 합니다.
그냥 걷습니다. 그리고 계속 걷습니다. ㅎㅎㅎ
한 낮이다보니 햇살이 제법 뜨거웠습니다.
그런데 저 긴 코스에 그늘이 될만한 게 거의 없습니다.
양산은 필수, 생수도 한병 들고 거닐어야 합니다.
아니면 주차장에서 음료수 한잔 마시고 가야합니다.
이날 와이프와 함께 갈증에 시달렸던 기억이 납니다.
이 곳은 갯벌이었는데, 시화방조제로 인해서 평야처럼 변해버린 곳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흙바닥이 아닌 갯벌 바닥이 이렇게 드러나 있습니다.
화석이 되진 않겠습니다만, 이날도 "사또"는 와이프와 함께하는 제일의 관심사였습니다.
"사또"야 너도 여기 왔다 가는거다~ ㅎㅎㅎㅎㅎ
저 동그란 녀석이 공룡알 화석이라고 하네요.
사실 진짜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그렇게 관리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공룡알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예전에 사촌 형과 야산에서 흙장난하다가 도자기를 캐내고선
서로가 유물을 찾았다고 부모님께 보여드렸더니 유물이 아니라
누가 쓰다버린 요강이라는 말을 듣고 허무했던 기억이 나네요.
공룡알을 찍는 가운데, 와이프가 저만치 지나갑니다.
불러도 어딜 그렇게 보는지...그 와중에 한 컷 찍어봤는데 잘 나온 듯 싶습니다.
이 사진도 위에 사진과 함께 마음에 듭니다.
이정표도 엉뚱한데 이렇게 있는데, 이 이정표를 봤다면 이미 공룡알 화석지는
어디있는지 다 알게 됩니다. 게다가 저 방문자센터는 온 길을 다시 돌아가는
방향을 알려주는거라 참 쓰잘데기 없더군요. ㅎㅎㅎ
그냥 사람들이 지나다닌 오솔길을 따라 방문자센터(주차장)로 향했습니다.
역시 나들이는 와이프를 춤추게 합니다.
왜 자꾸 글래디에이터가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이렇게 10월의 짧은 나들이를 마무리했습니다.
바다낚시나 한번 가보곤 싶었지만, "사또"와 와이프를 두곤 못가겠더군요.
이젠 날이 추워 시즌이 마무리 되었으니 내년을 기약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