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참 매력적인 스포츠입니다.
대자연인 바다를 마주하는 바다낚시를 즐기는데 주로 출조를 나가는 지역이
서해안 지역이다보니 대상어종이 정해져있고, 그 대상어종의 씨알이 굵고
조과가 좋은 계절이 가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근래 들어서 선상도 나가고 좌대도 나가봅니다.
이날은 아버지와 간만에 선상낚시를 가봅니다.
아버지는 한때 선상낚시를 즐기셨는데, 은퇴 후 귀농하시다보니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간만에 나들이삼아 나오시니 너무나 좋아라 하십니다.
이런 모습을 보는 내가 다 흐믓합니다.

이날 타고 나갔던 배입니다. 멀리나가는 녀석은 아니고 근해를 나가는 종일배입니다.
선상은 시간배(4시간정도 타는 배)와 종일배(8시간정도 타는배)로 나뉩니다.
생각보다 조황이 좋아서 불만은 없는데, 배가 너무 느리네요.

출조하면서 선상에서 먹는 라면은 꿀맛이죠.
보기엔 초라해보여도 기대감에 허기가 더해져 맛은 일품입니다.

어두운 새벽, 평일임에도 연안부두는 낚시꾼들로 활기찹니다.
주변의 다른 배들은 모두 쭈꾸미배나 광어잡이 루어배 등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탄 배는 우럭을 잡으러 가는 배입니다.

어디로 가나봤더니, 오늘은 영흥도쪽으로해서 아래로 내려가나 봅니다.
저 멀리 영흥도 화력발전소가 보입니다.

괜찮은 씨알로 3~5마리를 목표로했고, 아버지도 비슷한 수준을 예상하셨습니다.
첫 수는 괜찮은 녀석이었으면 했는데, 이런 애기가 올라옵니다. 안타깝습니다.
작은 사이즈라 방생해야하는데, 수심 18~20m사이에서 올리다보면 대개 부레가 튀어나와 죽습니다.
녀석도 입을 벌리며 올라오더니 금새 죽어버리니 괜시리 미안해 집니다.

아버진 첫수로 광어를 한마리 올리십니다. 이날 배에서 잡은 유일한 광어였습니다.
크기는 43cm였습니다. 빵이 아쉬웠는데 그래도 광어니까...합니다. ㅋㅋㅋ

그나마 배는 느리지만, 선장님이 포인트는 잘 잡는 편이네요.
심심치않게 손맛을 보면서 어느새 아버지가 장대 1마리와 광어 1마리를 올리시고
제가 첫수한 15cm 우럭과 25cm 우럭입니다.

이후 간만에 선상낚시에서 실력을 발휘하시면서 40cm급 우럭을 올리시는 아버지

이리보고 저리봐도 씨알은 제법 실하네요.
우럭이 40cm 넘어가니 손맛이 장난 아닐겁니다.
이날 아버지가 잡은 최대어였습니다.

이후론 어지간하면 사진찍기보단 선장님 신호에 맞춰 낚시를 올리고 내리느라 정신이 없네요.
몇몇 분들을 제외하곤 전동릴을 쓰니 장구통으로 낚시하는 사람은 여간 바쁜게 아닙니다.
이날 총 조과는 9마리, 아버지가 4마리를 내가 5마리를 잡았습니다.
대개 3~4마리 정도 잡으신 분들도 계시고, 아버지 뒤에계신 분들은 한마리 조과를 올리셨죠.
전동릴에 고가의 낚시대를 쓰셨는데...ㅋㅋㅋ 역시 물고기는 장비를 가리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오전조과가 하루조과입니다.
어디가나 오전에 마릿수를 뽑지 못하면 그날은 별볼일이 없습니다.
오전 물때에 끌어내지 못하면 한낮에는 입질이 아주 없습니다.
이날도 가을이면서도 여름흉내내는 날이라 생각보다 더웠습니다.
역시나 한낮에는 눈먼고기조차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집에와 이날 내가 잡은 괜찮은 씨알의 우럭과 함께 한컷!
36~37cm정도의 녀석입니다.

이미 두마리는 횟감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스박스에 담긴 남은 녀석들....

이후 아버지와 어머니 눈치를 보면서 고민을 합니다.
은퇴하신 뒤 귀농을 하셨지만, 아버지 본연의 꿈이 귀농이 아닌 펜션이나 하시면서
낚시배나 하나 운영하시며 낚시나 하시는 것이었는데...그래서 꿈을 꿉니다.
이런 사진속 배들을 구입하시는 것을 말입니다.

바닷가로 자리를 옮기신다면 이런 배하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특히나 요즘은 일본의 경기불황으로 일본산 배들이 엄청나게 들어온다고 하네요.
저런 작은 배들은 트레일러에 싣고다니기도 수월하고 낚시하기에도 딱이네요.

이런 배도 이쁘고, 적당해 보입니다. 지나가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꿈을 꿉니다.
쇼생크탈출의 팀 로빈슨처럼 태평양이 맞닿은 지와타네호에서 배수리하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찌든 도시라는 감옥을 탈출해서 말이죠. 진정한 행복...그것에 대해 고민이 생깁니다.

옆에 차가 있으니 사이즈는 가늠이 될 듯 싶습니다.
대개 17~23피트(5.2m~7m)급 배들입니다.
이정도 사이즈라야 트레일러에 싣기도 편하고 관리가 수월하겠죠.

이날은 이런저런 생각을 뒤로하고 새로 산 릴을 점검하러 낚시를 왔습니다.
간만에 시화방조제에서 와이프와 원투낚시를 해봅니다.
저 붉은색 릴이 바로 새로 산 다이와 엠캐스트 5000번 릴입니다.
부드러운 릴링감은 확실히 시마노 에어노스XT 6000~8000번대보다 떨어집니다.
하지만 부드러움을 버린대신 체결감이나 기어가 맞물려서 돌아갈때주는
신뢰감은 더 높아보입니다. 특히나 핸들부분은 원터치접이식임에도
유격없이 아주 든든하게 잡아주는 게 마음에 쏙 듭니다.
묶음추 채비로 간조때 중턱에 내려가 40M정도 날려서 잡아올린 망둥이입니다.
이날 사진엔 없지만, 원투론 앞서 잡은 망둥이가 유일하네요.
원투친 뒤 쏘세지낚시로 작은 애럭 3수와 중럭 2수를 잡습니다.

안오른게 없는 세상 물가...역시나 갯지렁이 가격도 올랐습니다.
5천원하던 갯지렁이가 6천원이 되었네요.
낚시 뒤 남은 지렁이는 이렇게 가져와서 염장을 합니다.
톱밥을 털어내고 지렁이에 소금을 치면 지렁이들이 피를 토하면서
물기가 빠집니다. 이때 신문지로 물기를 빼내고 잘 말립니다.
너무 말리면 육포처럼되니까 반건조 오징어같이 적당히 말립니다.


이렇게 적당히 말린 후 작은 통에 넣은 뒤 냉동실에 넣은 뒤 다음 낚시때 씁니다.
아까운 갯지렁이를 버리지 않아서 좋고, 실제 사용하기에도 좋습니다.
꿈틀거리지 않아서 와이프도 염장한 지렁이는 잘 사용합니다.
또한 낚시에서도 생 갯지렁이와 차이없이 좋은 조과를 올려줍니다.
갯지렁이나 오징어나 다 살아있는것을 보고 무는게 아니라 물속에서의 움직임을 보고 무는거니까요.
갯지렁이를 담은 통은 냉동실 깊숙히 넣어둡니다.
와이프가 혹시나 열어보면 한소리 들을테니 말입니다.

삶에 고민이 있고, 눈앞에 시야가 어두울땐 낚시를 갑니다.
이번엔 선상이 아니라 좌대를 갑니다.
사실 좌대는 처음입니다. 그래서 사람많은 곳을 피해 한가한 곳으로 갑니다.

역시나 첫수는 우럭입니다.
이날도 사진을 좀 찍어야했는데, 낚시를하다보면 밥도 굶고 전투낚시를 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간 낚시였는데, 신기하게도 우리 부자는 낚시만하면 전투낚시를 합니다.
씨알은 대개가 20cm전후 우럭이었고, 35cm급 2수, 30cm급 2수가 그나마 체면을 세우네요.
신기한건 쭈꾸미가 올라오고 낚시론 처음으로 소라도 잡았다는 겁니다.

눈먼고기 잡을 생각에 던져놓은 낚시대에 올라온 소라입니다.
이후 집에서 쭈꾸미와 소라는 라면에 들어갔습니다.
와이프와 어찌나 맛나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ㅋㅋㅋ

이날 집에와서 잡은 녀석들을 들고 사진을 찍습니다.
루어대로 30cm급 우럭을 올리니 손맛은 선상낚시완 비교가 안되네요.
다만, 좌대특성상 조류에 좌대가 움직인 뒤 포인트를 잃으면 그때부턴 답답해지죠.

큼지막한 녀석들은 횟감이 되어버렸습니다.
역시나 와이프가 제일 좋아라 합니다.
손수 며느리를 위해 아버지께서 회를 떠주셨습니다.

이렇게 가을철 낚시여행을 정리합니다.
날이 추워지기 시작해서 한번더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괜찮다면 더 추워지기전에 물때를 보고 한번더 다녀올까 생각중입니다.
이렇게 한해의 낚시여행도 마무리가 되어가나 봅니다.